[메인 스토리] 1장 ~ 5자
* Nier Re [in] carnation의 메인 스토리를 번역한 개인 백업용 글.
* 문제 시 내리거나 비공개 처리합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의역 및 오역에 주의하세요.
* 게임 플레이를 꼭 해주세요. 텍스트만으로는 스토리에 담긴 것이 모두 표현되지 않습니다.
◆1장 : 모래바람의 장 [황야의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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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
소년과 남자가 황야를 걷고 있었다. 앞서 걷는 사람은 좋은 환경에서 자란 듯한 소년.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은 과묵한 남자. 무언가에 쫓기고 있기라도 한 것인지, 불안한 듯 주변을 신경 쓰고 있다. 두 사람이 가는 길에는 마을이 있었다. 긴 여행의 피로를 조금이라도 풀기 위해, 두 사람은 주변을 경계하면서도 마을로 걸음을 옮긴다. 마을의 사람들의 시선이 이방인에게 향한다. 그중 한 명이, 식당으로 들어가려 하는 소년을 불러 세웠다. 너, 왕족이지? 라며. 그 말에 주변 사람들도 차례로 총을 겨눴다. 몇 번인가의 총성이 울리고, 남자들은 분한 듯 도망쳤다. 막아섰던 과묵한 남자에게 기선을 제압당한 듯했다. 그는 소년을 왕자라 부르며, 다친 곳은 없는지 살폈다. '이제 난 왕자가 아니야' 소년은 쓸쓸한 듯 웃으며 마을을 나섰다.
Story 2
의수와 의족을 한 여자가 술집에 나타나, 이런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고 물어보고 다니고 있었다. 여자는 현상금 사냥꾼이었다. 찾고 있는 건 현상금이 걸린 자의 목. 손에 넣은 것은 막연한 정보뿐이었지만, 여자는 그중에서 표적의 냄새를 맡았다. 틀림없이, 자신이 노리고 있는 상대라고. 표적은 숲에 있다. 그렇게 결론을 짓고, 여자는 술집을 나선다. 그러자 그녀를 또 다른 현상금 사냥꾼이 앞을 가로막아 섰다. 그녀가 꽤 유명한 현상금 사냥꾼이어서였으리라. 가진 돈을 내놓으라며 덤벼들었다. 두 사람의 싸움은 한순간에 끝났다. 힘의 차이가 확연했다. 쓰러져 있는 것은 길을 막아섰던 현상금 사냥꾼 쪽이었다. 복수에 불 탄 그녀를 막기에는,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었던 모양이다. 의수와 의족을 한 여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표적을 쫓아 숲을 향해 걸었다.
Story 3
숲 속의 무너져가는 교회 근처에서 과묵한 남자가 먹을 것을 구하고 있었다. 소년이 먹을만한 것을 찾고 있었지만, 그 수가 너무도 적었다. 굶고 있는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남자의 앞에 곰 한 마리가 나타났다. 노리는 것은 남자가 들고 있는 사과. 짐승도 또한 굶주려 있었다. 짐승을 쓰러트린 남자는 소년의 곁으로 돌아갔다. 교회의 안 쪽, 그나마 안전한 장소에 소년이 누워있다. 원체 병약한 몸이었다. 그 때문에 가혹한 여행은 확실히 소년을 더 앓게 해, 수명을 갉아먹고 있었다. 남자가 내민 사과도, 더 이상 몸이 받아들이지 못한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남자는 소년을 살릴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소년의 곁에 머무르는 것뿐이었다.
Story 4
표적을 쫓아, 여자는 오래된 교회에 다다랐다. 벽도 천장도 무너져, 이미 건물이라고 할 수 도 없는 모양새였다. 교회의 안 쪽에서, 여자는 표적을 발견했다. 낡은 기계 병사와, 아이 정도의 크기의 썩은 시체다. 여자가 한 발자국 걸음을 내딛자, 이미 망가져 있을 터인 기계 병사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의 삐걱이는 소리가 영혼의 비명 소리인지, 기계 병사는 목을 긁어내는 소리를 내며 여자에게 총을 겨눴다. ......이 소년이 죽은 것은, 100년도 전의 일이었다. 조국을 등진 소년은, 전쟁을 막기 위해 기계 병사와 함께 여행을 했다. 하지만 도중에 숨이 다한 것이다. 홀로 남겨진 기계 병사는 그럼에도 소년을 지키려, 가까이 다가오는 자 모두를 공격했던 것이었다. 그 한계를 넘어서도 주인을 계속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기계 병사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이곳이 안식의 땅이다. 여자는 두 사람을 애도하며 조용히 숲을 떠났다.
◆2장 : 모래와 자갈의 장 [잃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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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
물과 초록으로 수놓아진, 풍족한 자연의 나라. 그곳에, 사냥을 하며 지내는 자매가 있었다. 둘은 아름다운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숲 속을 달린다. 언제나와 같이 사냥을 하는 언니의 귀에, 동생의 비명이 닿는다. 서둘러 달려가니, 그곳에는 겁을 먹어 움직이지 못하는 동생과, 금방이라도 달려들려 하는 짐승. 언니가 화살로 짐승을 쫓아 내자, 동생은 긴장이 풀린 듯 안도와 함께 눈물을 쏟아냈다. 언니는 그런 동생을 끌어안아 주고는, 은으로 만든 머리 장식을 달아준다. 그것은, 동생이 언제나 가지고 싶어 하던, 지금은 곁에 있지 않은 어머니의 유품이었다. 동생은 뛸 듯이 기뻐하며 울음을 그치고, 다음엔 내가 언니를 지켜줄게, 라 말했다.
Story 2
사냥을 끝낸 자매는, 귀갓길에 들었다. 이변을 눈치챈 것은 숲을 나온 직후였다. 시야의 끝에는 하늘을 가득 메우는 연기와, 불꽃에 휩싸인 마을. 언니의 머릿속을 스친 것은, 옆 나라가 침략전쟁을 시작했다는 소문... 언니는 동생에게, 여기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라 몇 번이고 말하고는, 마을로 향했다. 언니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이미 불바다가 되어버린 마을 뿐이었다. 유린당한 마을, 사람들의 시체. 그곳에, 혼자 남겨진 것을 견디지 못한 동생이 언니를 쫓아 따라온다. 두 사람은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달려 나가지만, 수많은 병사들에게 둘러싸이고 만다. 동생을 감싸고, 언니는 검에 베어진다. 언니는 점점 끊겨가는 의식 속에서, 동생의 비명 소리와, 병사들이 말하는 '선별'이라는 말을 듣는다.
Story 3
동생이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신을 차린 언니는 감옥 안에 갇혀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살피고는 두 눈을 의심한다. 그곳에는, 기계로 만들어진 팔과 다리, 새 하얗게 물들어버린 머리카락- 완전히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언니가 감옥을 빠져나오자, 적국의 병사가 덤벼든다. 앞을 막아선 병사를 너무도 쉽게 쓰러트린 언니는, 그 병사에게서 붙잡은 인간을 개조해, 살육을 위한 기계 병사로 만드는 실험, '선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자신이 그 실패작이라는 것도. 언니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동생의 안위. 과연 무사할까... 좋지 않은 예감을 뿌리치듯, 언니는 감옥을 빠져나간다.
Story 4
언니가 감옥을 빠져나오자, 그곳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외국의 땅. 그 장소도 또한, 적국의 병사들에 의해 불과 피로 물들어 있었다. 전장에 울려 퍼지는 아이의 목소리, 언니는 그 목소리를 좇아 그저 달린다. 눈 앞에 나타난 그 목소리의 주인은, '선별'에 의해 완전히 변해버린 동생이었다. 언니를 발견한 동생의 입술 새로, '언... 니...'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그 직 후였다. 언니의 눈 앞에 피의 비가 나부낀다. 실패작을 처분하기 위해 나타난 적국의 병사가, 동생을 베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언니의 기억이 끊기고 말았다. 정신이 들자 눈 앞에는 곤죽이 된 '병사였던 것'과, 이미 몸이 식어버린 동생의 유해가 있었다. 언니는 동생을 안아 들고, 눈을 감는다. 그녀에게 있어, 그 날부터, 복수 만이 살아갈 희망이 되었다.
◆3장 : 굳은 모래의 장 [사로잡힌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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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
어느 왕성의 지하 깊숙한 곳. 잡동사니가 이곳저곳에 널브러져 있는 지하 창고에, 기계 병사가 잠들어 있었다. 어느 날, 병사들에게 붙잡힌 한 명의 소년이 창고로 내던져진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소년을 보다 못한 남자는, 잡동사니를 긁어모아 침대를 만들기로 했다. 두 사람은 침대에 앉아, 각자의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의 이름은, 전쟁용으로 만들어진 '기계 병사'의 초호기의 이름. 전쟁에서 명령을 완수하지 못하고, 결함품으로서 파기되었다고. 그리고, 소년의 이름은 왕국의 제1 왕자의 이름. 태어날 때부터 병약했던 탓에 거의 버려져 있었다며 말한다. 너무도 닮은 서로의 만남에, 소년은 슬픈 듯 미소 지었다.
Story 2
지하 창고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소년의 지병은 점점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남자는 소년을 위해 창고 안을 뒤진 끝에 겨우 발견한 약병을 소년에게 건넨다. 하지만, 그 약 병은 비어 있었는 듯 소년은 웃어버리고 말았다. 남자가 걱정해 준 것에 기운이 났는지, 소년은 약병에 양초를 넣고 불을 붙여, 램프로 변신시킨다. 창고를 부드럽게 비추는 불빛 속에서, 소년이 노래한다. 그것은, 백성들을 위해 마왕에 도전한, 옛날이야기의 노래. 아름다운 선율로 만들어진 영웅담을 들으니, 남자의 가슴속에, 무언가가 바뀌어갔다. 정신이 들자 남자의 입에서 감사의 말이 흘러나왔다. 기계 병사가 말할 리가 없는 단어. 그것을 들은 소년은, 기쁨으로 가득한 웃는 얼굴을 보였다.
Story 3
문의 바깥에서 병사들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아무래도 전쟁이 시작된 것이 틀림없는 모양이다. 그것을 들은 소년은 남자의 눈을 바라보며, 백성들을 위해 전쟁을 멈춰야만 한다는 결의에 자신의 강한 마음을 담아 말하기 시작했다. 소년의 의지를 받아 든 남자는, 감옥 문을 쓰러트려 소년을 옥좌까지 데려간다. 옥좌에서 국왕과 대치한 소년은, 제1 왕자로서 전쟁을 멈출 것을 진언한다. 그의 당당한 모습은, 마치 노래에 등장하는 용사 그 자체였다. 그 모습을 반역으로 받아들인 왕은, 소년을 죽이도록 남자에게 명한다. 기계 병사인 남자는 왕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하고, 어쩔 도리 없이 소년에게 총구를 겨눴다. ...남자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처음으로 왕의 명령에 등을 돌린다. 그리고, 집결하는 왕국의 병사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소년의 손을 잡고, 왕성에서 도망쳐 나온 것이었다.
Story 4
국왕의 전쟁 선언에 의해 혼란해진 성도의 마을을, 두 사람은 그저 달려 나갔다. 두 사람의 뒤를 쫓는 왕국의 병사들. 소년이 왕족이라 눈치챈 국민들은, 그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왕족으로의 분노는, 이 정도로 쌓여있던 것이었다. 매도당하고, 얻어터지고 굴러도, 두 사람은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겨우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바라보며, 소년은 결심한다. 부왕이 시작한 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것을. 기계 병사인 남자도 결심한다. 이 몸이 망가질 때까지, 소년의 곁에서 그를 지킬 것을... 각자의 마음을 가슴에, 길고 긴 평화의 여행이, 지금, 시작되었다.
◆4장 : 흐르는 물의 장 [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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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
깊은 어둠 속에서, 여자는 조용히 주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녀가 충성을 맹세한, 어느 나라의 다이묘의 말이다. 다이묘는 말했다. 수고했다, 다음에도 잘 부탁하지. 라고. 벽 너머로 그녀는 알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이묘의 부탁은, 살인. 그것이 여자의 사명이었다. 여자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거리의 활기도 사람들의 웃는 얼굴과도 연이 없었다. 부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들과는 걷는 길 자체가 달랐다. 자신이 살아갈 곳은 어둠과 칼날의 빛의 안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스쳐 지나가는 아이의 웃는 얼굴이 괜스레 인상에 남아있다. 그 천진하고 아무 걱정 없는 미소가, 덮쳐오는 적을 베어 넘기는 동안에도 사라지지 않은 채였다.
Story 2
떠오르는 것은 훈련의 나날. 어린아이가 짊어지기에는 가혹한 것이었다. 매일 아침, 몸의 통증을 이겨내고 피로한 몸에 채찍질을 하며 마당으로 향하는 그녀를, 어른들은 늦다며 질책하고 두들겨 때렸다. 주군의 적을 베기 위해, 주군의 도구로서 언제 어느 때나 주군의 곁에 있을 것을 가르치면서, 목숨을 건 훈련을 그녀에게 지시했다. 살인을 생업으로 하는 집안이었다. 그리고 그녀도 일족의 한 사람으로서, 태어날 때부터 살인의 숙명을 짊어지고 있던 것이다. 결코 좋은 추억은 아니다. 빗 속에서, 숲에 몸을 숨기고, 여자는 비참한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불평을 내뱉어도 어쩔 수가 없다. 지금은 사명을 다 할 뿐. 여자는 소리 없이 문지기를 베어 쓰러트리고, 높은 성으로 숨어들었다.
Story 3
표적은 적국의 후계자. 안전할 터인 성에서 후계자가 죽으면 혼란이 일어난다. 그곳을 공격하면 손쉽게 무너진다. 소란이 일어나면 신호를 보내는 게 그녀의 임무. 그걸로 우군이 공격해 들면 끝이다. 복도를 달려 안 쪽 방으로 뛰어든다. 그곳에는, 목표인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검을 들이대어도, 아이는 울지 않는다.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잘 보니, 남자아이 조차 아니었다. 여자는 남장을 한 이유를 물었다. 아이는 답했다. 이런 집안 따위 무너져 버리라고. 나를 멋대로 낳고, 멋대로 살려 두고, 인형 옷 입히기를 하듯 가지고 노는 집안 따위... 여자는 그 원한에 시끄러울 터인 빗소리가, 너무도 조용하게 느껴졌다.
Story 4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여자는 검을 칼집에 넣고 물었다. 이런 집안 따위 무너져도 좋다는 말에 거짓은 없는가, 라고. 아이는 끄덕였다. 억지로 참고 있던 것인지, 몸이 떨리고 있다. 여자는 한마디, 알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와 동시에 병사들이 모여들어, 여자를 둘러쌌다. 몇 시간 후, 피바다가 된 방에 여자는 쓰러져 있었다. 성 안에는 살아있는 병사들은 한 명도 없었지만, 그녀도 치명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어째서 이런 짓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집안에 묶여 고통받는 것은, 자신 뿐이면 충분했다. 후회는 없었다. 한 사람을 살렸다 한 들 지금까지의 죄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지옥에 떨어졌을 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것 하나쯤은 되겠지. 여자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5장 : 눈 쌓인 산의 장 [아득한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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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
눈에 덮인 깊은 산길을, 남자는 걷고 있었다. 움직이는 것도 소리도 없는, 얼어붙은 광경만이 이어지는 길. 벌써 해가 저물어 가고 있지만, 남자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커다란 크레바스가 있으면 도끼로 나무를 베어 쓰러트리고, 하늘에 달이 떠도 계속 걸어갔다. 이 산에는 그만큼의 매력이 있었던 것이다. 깊은 어둠이 위험하다고 해도, 남자에게는 이만큼의 경험에서 오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다. 굶은 늑대에게 둘러싸여도, 그 자신감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무도 정복하지 못했다고 불리는 험한 산. 그리고 남자는 수많은 산을 정복해온 모험가다. 험한 자연 속에서 생과 사의 틈을 찾아, 그것을 발견하는 것에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고 있던 것이다.
Story 2
설산은 남자를 거부라도 하는 듯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고통마저 느껴지는 얼어붙은 바람과 눈에, 남자의 발걸음도 무겁다. 쉴 수 있는 바위틈을 발견해 바람을 피하기로 했다. 그는 품 속의 편지를 떠올렸다. 이 산에 오르기 직전, 딸이 부적이라며 함께 보내온 것이다. 은은하게 남아있는 딸의 따뜻함이, 남자에게 활력을 준다. 눈보라가 멎는 것을 기다려, 남자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산 중턱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는데, 그 옆에는 먼저 온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언제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남자가 유해를 살피자, 품 안에서 손으로 적은 종이가 나왔다. 그것에 적혀 있는 것은, 후회. 가족을 남겨두고 이 산에 올라, 죽어가는 것에 대한 후회. 손이 얼어있던 탓인가, 슬픔에 젖어 있던 탓인가, 그 글씨들은 떨고 있는 듯 보였다.
Story 3
남자의 눈 앞을, 거대한 벽이 막아섰다. 산 정상에 닿기까지의 마지막 시련이었다. 이곳을 넘으면 산을 정복할 수 있다. 자신을 격려해가며, 도중에 미끄러지기도 하며 남자는 결국 벽을 넘어섰다. 아무도 발을 디딘 적 없는 산의 정상에는, 놀랍도록 오래된 신전이 있었다. 어느 시대에 만들어진 것인지, 그 신기한 광경에 이끌리듯, 남자는 발걸음을 옮긴다. 그의 모험가의 피가 들끓고 있었다. 신전의 안에서 남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그의 아내가 그곳에 있던 것이다. 그것과 동시에, 아내의 말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새로 태어날 아이도 있는데, 왜, 두고 떠났는지...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보니, 아내와는 전혀 닮지 않은, 임산부의 동사체가 있었다. 손에 쥐어진 부적이 딸의 것과 닮아 있다. 그것을 보고, 남자는 가족의 곁으로 돌아갈 결심을 굳혔다.
Story 4
눈이 내리는 숲 속의 집 한 채. 몸이 무거운 여자가 집안일을 하고 있을 무렵,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빠가 돌아왔다며, 딸이 뛰어나갔다. 하지만 밖에는 아무도 없다. 바람이 장난을 친 것이었겠지. 두 사람은 남자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태어날 아이도 있다. 안타깝다 생각하며, 두 사람은 남자의 이야기를 했다. 돌아오면 무얼 할까, 하며. 머지않아, 여자가 배를 붙잡으며 고통스러워했다. 금방이라도 새 생명이 태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남자는 깊은 어둠 속에서 눈을 떴다. 산 정상 앞의 절벽 아래였다. 그런가, 하고 남자는 깨달았다. 자신은 산 정상에 닿지 조차 못했다. 모든 것은, 절벽에서 떨어져 정신을 잃어있던 남자의 꿈이었다. 이미 손의 감각도 없었지만, 남자는 힘겹게 딸이 준 부적을 꺼내, 그 온기를 느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갱신 중---